‘때는 1900년대 초반. 달리는 경인선 열차 안에서 김 주사는 돈가방을 잃어버린다. 가방 훔친 범인은 손가(孫家) 형제. 사건은 사복형사 정순검(鄭巡檢)에게 넘어간다. 신출귀몰한 형제는 오히려 정순검에게 살인 누명을 덮어씌우고 도주한다….’
우리나라 최초의 추리소설인 이해조(李海朝·1869~1927)의 ‘쌍옥적(雙玉笛·1908~1909)’은 피리를 잘 부는 두 형제를 범인으로 설정해 사건을 풀어간다. 이 작품은 1908년 12월 4일부터 이듬해 2월 12일까지 제국신문에 연재됐다. 조성면 인하대 교수는 “사건이 초자연적인 방식이 아니라 이성적인 사고로 풀리고 해결의 주체가 근대적 경찰의 전신인 순검이라는 점에서 쌍옥적을 첫 추리소설로 본다”고 말했다.
쌍옥적이 탄생한 지 올해로 100년째다. 한국 추리소설은 고사(枯死) 직전의 위기라 할 수 있다. 국내 유일 추리문학 전문지인 계간 ‘미스터리’ 박광규 편집장은 “최근 3년간 국내에서 발표된 추리소설 700종 중 한국 소설은 10%에 지나지 않는다”고 말했다. 한국 추리소설 100년의 도전은 왜 흔들리고 있을까.